경기도 전세사기 피해자 8,619건, 개정 특별법 '최소보장제'로 뭐가 달라지나
수원에 사는 30대 세입자 이모 씨는 지난달에야 자신이 살던 오피스텔이 '전세사기 피해주택'으로 최종 인정받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막상 손에 쥔 건 경매 배당금, 보증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었다. "나머지 돈은 이제 영영 못 받는 건가요?" 이 씨가 상담 창구에서 던진 질문에,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전세사기 특별법이 처음으로 답을 내놓았다. 경기도에서만 이 씨와 같은 처지의 피해자가 8,619명에 달한다.
경기도에서만 8,619건, 남의 일이 아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공개한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누적 결정 현황에 따르면, 특별법 시행 이후 전국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로 최종 인정된 건수는 3만 9,121건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는 8,619건으로 서울(1만 1,311건)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전국 피해 인정 건수의 약 22%가 경기도에 몰려 있는 셈이다. 6월 한 달에만 548건이 추가로 인정되며 전국 누적 건수는 4만 건에 육박하고 있어, 경기도의 피해 규모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4월 23일, 무엇이 달라졌나 — '최소보장제'의 등장
지난 4월 23일 국회 본회의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핵심은 '최소보장제' 도입이다. 경매나 공매가 모두 끝난 뒤에도 피해자가 실제로 돌려받은 금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치면, 그 부족분을 국가가 재정으로 메워주는 방식이다. 특히 이미 경·공매 절차가 종료돼 배당까지 다 끝난 피해자에게도 소급 적용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이미 끝난 사람은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들어야 했던 이들에게는 실질적인 구제책이 생긴 셈이다.
지원 대상도 넓어졌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만 지원 대상이었지만 이 제한이 완전히 폐지됐고, 보증금 한도 역시 5억 원 이하(최대 7억 원)까지 확대됐다. 피해자 결정 신청 기한도 2027년 5월 31일까지 2년 연장돼, 아직 피해자 결정을 받지 못한 세입자도 시간을 벌었다.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 이렇게 활용하면 된다
경기도는 개정 내용을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최근 '전세사기피해자 권리구제 법률 안내' 카드뉴스를 제작해 문자와 경기주거복지포털, SNS를 통해 배포하고 있다. 민사소송·강제집행·형사절차 등 복잡한 법률 용어를 사례 중심으로 풀어낸 자료다. 다만 카드뉴스는 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데는 유용해도, 내 상황에 정확히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까지 알려주진 않는다. 결국 실제 상담은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031-242-2450)를 거쳐야 한다.
센터를 통하면 △법률상담 및 소송대리 법률구조 △가구당 긴급생계비 100만 원 지원 △긴급주거·이주비 최대 150만 원 지원 △피해주택 긴급 관리 지원 △경매 시 우선매수권 행사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우선매수권은 최고가 낙찰자가 이미 나온 상황이라도 피해자가 동일한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권리여서, 살던 집을 지키고 싶은 피해자라면 꼭 챙겨야 할 항목이다.
평일 근무시간에 시간 내기 어려운 직장인 피해자를 위해 센터는 24시간 상담 챗봇 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전화 상담이 몰리는 낮 시간을 피해 밤늦게라도 내 상황에 맞는 절차를 먼저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면 상담을 예약하기 전 1차 창구로 활용해볼 만하다.
Q&A
Q1. 경매·공매가 이미 끝나서 배당까지 다 받았는데, 최소보장제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하다. 최소보장제는 이미 경·공매 절차가 종료된 피해자에게도 소급 적용되도록 설계됐다. 회수금과 각종 반환금을 다 합쳐도 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친다면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를 통해 차액 보전을 문의해볼 수 있다.
Q2. 아직 피해자 결정을 못 받았는데, 신청 시기를 놓친 건 아닐까요? A. 늦지 않았다. 피해자 결정 신청 유효기간이 이번 개정으로 2027년 5월 31일까지 2년 연장됐다. 다만 특별법은 2025년 5월 31일 이전 최초 임대차계약을 전제로 하므로, 계약 시점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Q3.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갔는데, 그 집을 제가 낙찰받을 방법이 있나요? A. 우선매수권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이미 다른 사람이 최고가로 낙찰받은 상태라도, 피해자로 결정된 세입자는 동일한 가격에 우선해서 낙찰받을 권리가 있다.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 상담을 통해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
경기도에서만 8,619명, 전국에서는 4만 명에 가까운 피해자가 이 개정안의 적용 대상이다. 내가 해당되는지 모르겠다면, 카드뉴스를 눈으로만 읽고 넘기지 말고 031-242-2450으로 전화 한 통 걸어보는 것이 가장 빠른 확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