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안 돌려줄 때, 이사 전에 꼭 해야 할 임차권등기명령 신청법
"이사 날짜는 다 잡아놨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아직 못 준다고 하네요. 그냥 나가도 되는 걸까요?"
며칠 전 상담 오신 세입자분이 하신 말씀입니다. 전세 만기가 코앞인데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 들어오면 주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이사는 이미 다른 집 잔금일까지 잡혀 있는 상황이었죠. 이럴 때 짐부터 빼면, 힘들게 쌓아온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저희가 늘 먼저 챙기시라고 말씀드리는 게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왜 짐부터 빼면 안 될까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로 확보한 대항력·우선변제권은 원칙적으로 그 집에 실제로 살고, 전입신고가 되어 있어야 유지됩니다. 보증금을 못 받은 채 이사부터 가버리면 이 권리가 끊길 위험이 있고, 나중에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배당 순위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이 문제를 막아주는 절차입니다. 법원이 등기부에 "이 임차인이 보증금을 못 받고 나갔다"는 사실을 기록해 주면, 실제로 이사를 가고 전입신고를 옮기더라도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신청 조건,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만 충족하면 됩니다.
-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었을 것 (계약 만료, 갱신 거절 통지 등)
- 보증금을 전부 또는 일부라도 돌려받지 못했을 것
- 임차주택 소재지 관할 법원에 신청할 것
계약 종료 통지는 보통 만기 6개월~2개월 전 내용증명으로 미리 보내두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나중에 "계약 종료 의사를 밝힌 적 없다"는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거든요.
비용과 기간, 실제로 이 정도입니다
신청은 법원 방문 또는 전자소송(scourt.go.kr)으로도 가능합니다. 임대인 1명·임차인 1명·주택 1개 기준으로 신청비용은 43,400원이며, 이 비용은 나중에 보증금 미반환의 원인을 제공한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등기 완료까지는 통상 10일~3주 정도 걸립니다.
| 구분 | 내용 |
|---|---|
| 신청 자격 | 임대차 종료 + 보증금 미반환 |
| 관할 | 임차주택 소재지 법원 |
| 신청 비용 | 약 43,400원(임대인 청구 가능) |
| 처리 기간 | 약 10일~3주 |
| 효력 | 이사·전입신고 이전해도 대항력·우선변제권 유지 |
신청 절차, 순서대로 따라오시면 됩니다
접수 후 법원이 임대인에게 심문서를 보내고, 별다른 이의가 없으면 결정문이 나오는 대로 등기소가 직권으로 등기를 마쳐줍니다. 등기가 끝났는지는 등기사항증명서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집 구할 때, 전세대출도 미리 챙기세요
임차권등기를 마치고 새 집을 알아보실 때 자금 계획도 같이 세우셔야 합니다. 저희 블로그에서 다뤘던 청년 버팀목 전세대출처럼 낮은 금리의 정책 대출을 활용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처럼 보증금 반환이 늦어진 상태라면 다음 계약의 전입신고 시점과 대출 실행일을 맞추는 것도 함께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이런 상황을 막고 싶다면 계약 초기에 전세보증금반환보증(HUG)을 들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2026년 기준 보증금이 수도권 7억 원, 지방 5억 원 이하이고, 선순위 채권과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주택가격의 90% 이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에 하셔야 한다는 점만 기억해 두세요.
Q&A
Q.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후에도 이사를 못 가나요? 아닙니다. 신청 접수만으로도 효력이 생기는 건 아니고 법원의 결정과 등기 완료까지 확인한 뒤 이사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급하게 이사해야 한다면 최소한 신청 접수증은 받아두세요.
Q. 집주인이 계속 연락을 안 받으면 어떻게 하나요? 심문서 송달이 안 되면 절차가 지연될 수 있어, 공시송달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부터는 소송 절차와 맞물리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와 함께 진행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Q.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못 받아도 신청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전액이든 일부든 반환받지 못한 금액이 있다면 임차권등기명령 대상이 됩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혹시 몰라서"가 아니라 보증금을 못 받은 순간 바로 챙겨야 하는 절차입니다. 계약 종료를 앞두고 계시거나 이미 보증금 문제로 마음 졸이고 계시다면, 상황부터 정확히 진단받아 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