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기흥·구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그런데도 아파트값이 더 뛴 이유
작년 여름 동탄에 전세로 들어간 후배가 있다. 얼마 전 "동탄이 규제지역으로 묶였으니 집주인이 매도 압박을 받아 호가가 좀 빠지지 않겠냐"며 매수 계획을 몇 달 더 미루기로 했다는 얘기를 전해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판단은 절반만 맞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화성 동탄구·용인 기흥구·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7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고, 7월 5일부터는 세 지역 총 170.5㎢(기흥 81.64㎢, 동탄 55.52㎢, 구리 33.34㎢)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주택담보대출 LTV도 비규제지역 70% 수준에서 40%로 강화됐다. 규제로만 보면 확실히 '센' 카드였다.
묶었는데 더 오른 이유
그런데 규제 이후 발표된 7월 첫째 주(7월 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동탄구는 전주 대비 1.29% 올라 전국 상승률 1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올해 누적으로는 **11.38%**로 역시 전국 최고다. 구리시(누적 7.87%)와 기흥구(누적 6.21%)도 상승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반도체 산업단지 기대감과 GTX-A 개통 호재, 서울 인접 입지라는 펀더멘털이 대출 규제 한 번으로 꺾일 만큼 약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부동산114가 최근 위클리 리포트에서 짚었듯, OECD도 '2026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거래세 대신 보유세 비중을 늘리라고 권고한 바 있는데, 거래세만 손대는 규제로는 이런 국지적 급등을 잡기 어렵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7월 셋째 주 전국 매매·전세 시황
부동산R114 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7월 3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8% 올랐다. 서울이 0.18%, 경기·인천이 0.23% 상승하며 수도권은 0.20%를 기록했고, 5대광역시(0.09%)와 기타지방(0.06%)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14곳이 오르고 2곳 보합, 1곳만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경기(0.26%)·서울(0.18%)·경남(0.15%)·대전(0.14%)·부산(0.10%)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전세시장도 전국 0.14%, 서울 0.16%, 수도권 0.17%로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남이 아니라 외곽이 뜨겁다
흥미로운 건 서울 내부의 온도차다. 최근 주간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0.34% 올랐는데, 상승을 이끈 건 강남이 아니라 중랑·성북·강서구 같은 외곽이었다. 중랑구는 한 주 새 0.90% 뛰며 2008년 4월 이후 약 18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 자치구 | 주간 상승률 | 비고 |
|---|---|---|
| 중랑구 | 0.90% | 2008년 4월 이후 최대폭 |
| 성북구 | 0.68% | |
| 강서구 | 0.65% | |
| 노원구 | 0.60% | |
| 서대문구 | 0.55% |
서울 25개 자치구 중 20곳이 이미 2021~2022년 전고점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규제지역이 늘어날수록 자금이 비규제·중저가 지역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서울 안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셈이다.
그래서, 지금 사도 될까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세미나에서 내놓은 전망도 참고할 만하다. 수도권 매매가격이 하반기에만 2.5% 더 올라 연간 4.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고, 전세는 연간 5.0% 상승을 예상했다. 서울의 신규 입주 물량이 예년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공급 부족이 근본 배경이다. 규제는 '누가, 얼마나 쉽게' 살 수 있는지를 바꿀 뿐, '가격이 오를지 말지'의 방향 자체를 뒤집는 카드는 아니었던 셈이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자치단체장의 허가 없이는 매매 자체가 막힌다는 점, LTV가 40%로 줄어 초기 자금 부담이 커진다는 점은 분명한 진입장벽이다. 갭투자나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매수라면 지금은 신중해야 할 시점이고, 실거주 목적의 장기 보유라면 규제로 거래량이 줄어든 지금이 오히려 협상 여지가 있는 구간일 수 있다.
Q&A
Q1. 동탄구·기흥구·구리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실거주 목적으로도 못 사나요?
실거주 목적이라면 매수 자체가 막히는 건 아니다. 다만 매매 전 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후 일정 기간 실거주 의무가 따라붙는다. 갭투자 형태의 매수는 사실상 차단된다고 보면 된다.
Q2. 규제지역으로 묶었는데도 왜 집값이 계속 오르나요?
동탄·기흥·구리는 반도체 산업단지, GTX-A 개통, 서울 인접 입지라는 실수요 기반이 탄탄한 지역이다. 대출 규제는 매수 여력을 줄이지만 공급 부족이라는 근본 원인은 그대로여서, 규제 직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Q3. 서울에서 아직 전고점을 넘지 않은 지역은 어디이고,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20개 자치구가 이미 전고점을 돌파한 만큼 나머지 지역도 순차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지역별 입주 물량과 개별 단지 사정에 따라 온도차가 크므로, 관심 지역의 최근 실거래가와 공급 스케줄을 함께 확인한 뒤 판단하는 걸 권한다.
규제로 묶는다고 오르던 집값이 바로 꺾이지는 않는다는 걸, 이번 동탄·기흥·구리 사례가 다시 한번 보여줬다. 관심 있는 지역의 규제 여부와 실거주 요건, 최근 실거래가를 한번에 정리해서 확인하고 싶다면 편하게 문의 남겨주시면 상황에 맞게 짚어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