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입주물량 27,158호→17,197호, 7월 23일 대토론회가 진짜 풀어야 할 숫자입니다
지난주 이 블로그에 올라온 「금융 분야 부동산 토론회 핵심 정리」를 읽었습니다.
글 말미에 던진 문장이 계속 머리에 남았습니다.
"23일 대토론회가 진짜 시험대입니다."
그 23일이, 이번 주 목요일입니다.
그래서 그 사이 발표된 숫자들을 다시 확인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닷새 뒤 회의장에서 나올 답보다 지금 이미 나와 있는 숫자가 더 무겁습니다.
첫 번째 숫자: 27,158호에서 17,197호로
서울의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입니다. 2026년 27,158호, 2027년 17,197호. 부동산 업계가 말하는 서울의 연간 적정 입주 물량은 약 45,000호입니다. 내년 물량이 적정치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2026년 62,893호에서 2027년 83,169호로 오히려 늘어납니다. 서울은 절벽으로, 경기는 오르막으로 — 수도권 안에서도 공급의 방향이 갈라지고 있습니다.
| 구분 | 2026년 | 2027년 | 적정 수요 |
|---|---|---|---|
| 서울 | 27,158호 | 17,197호 | 약 45,000호 |
| 경기 | 62,893호 | 83,169호 | - |
2024~2025년 착공 물량이 입주로 이어지는 시점이 2027년 이후로 밀리면서 생긴 공백입니다. 지난 「금융 분야 부동산 토론회 핵심 정리」에서 인용된 "서울 입주물량 올해 27,000호, 내년 17,000호, 장기평균 38,000호"라는 배문성 애널리스트의 발언과 정확히 같은 그림입니다. 숫자가 이미 한 번 공개됐는데도,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건 통계표 안의 숫자가 아닙니다. 지금 전세를 구하는 사람, 내년 이맘때 이사할 곳을 찾는 사람이 마주할 매물의 개수입니다. 공급이 밀리는 동안 수요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두 번째 숫자: 이주 앞둔 사업장 43곳 중 39곳
서울시 집계로 올해 이주를 앞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43곳입니다. 이 가운데 39곳, 약 3만 1,000가구가 이주비 대출 규제 영향권에 들어갑니다.
1주택자 이주비 대출은 LTV 40%, 한도 6억 원으로 묶여 있습니다. 다주택자는 사실상 대출이 막힌 수준입니다. 시공사가 대신 내주는 '추가 이주비'는 규제를 피해가지만 금리가 최대 7%대라, 1억 원을 5년 빌리면 이자만 4,250만 원입니다. 기본 이주비 금리로 계산한 이자(2,265만 원)의 거의 두 배입니다.
이 비용은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일반분양가로 전가됩니다. 이주가 늦어질수록 멸실과 입주 사이의 공백은 더 벌어집니다. 가계부채 관리 프레임 안에서 이주비를 다루는 것 자체가, 사실은 공급 문제를 수요 규제로 풀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세 번째 숫자: 준공 4,858호, 2021년의 5분의 1
비아파트, 즉 연립·다세대 이야기입니다. 서울의 연립·다세대 준공 물량은 2021년 23,628호에서 2025년 4,858호로 줄었습니다. 전년 대비로도 20.7% 감소했습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수요 심리가 무너지고, 공사비·지가 상승으로 사업성까지 흔들린 결과입니다.
서민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비아파트 공급이 무너지면, 그 수요는 고스란히 아파트 전월세 시장으로 넘어갑니다. 여기에 1주택자 전세대출까지 조이면, 조일수록 월세 전환만 빨라집니다. 지난 토론회에서 나온 "전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정책은 결국 매매시장 불안으로 돌아온다"는 진단과 같은 결의 이야기입니다.
23일,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이 대통령은 이번 대토론회에서 보유세 적정 수준, 1주택 실거주와 다주택의 차등, 초고가 실거주 주택의 별도 처리 등 7가지 쟁점을 직접 제시했습니다. 세제 개편안은 법정 일정상 7월 말~8월 초에는 마련돼야 하니, 23일 나온 의견이 실제로 반영될 시간은 있습니다.
문제는 세제·금융 쟁점 뒤에 가려진 공급 의제입니다. 국토부·금융위·기재부가 나눠 연 사전 토론회에서 공급 로드맵 없이 규제 강약만 논의됐다는 지적이 이미 나온 상태입니다.
세 차례의 사전 토론회 모두 방청석에서 공급 이야기가 나오고, 패널석에서는 대출·세제 이야기가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23일 본 무대에서 이 구도가 그대로 반복된다면, 이번 대토론회 시리즈는 '경청의 형식을 갖춘 수요 논의'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27,158호와 39곳, 4,858호 같은 숫자가 정식 의제에 오른다면, 그건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처음으로 공급 쪽으로 방향을 트는 신호가 될 겁니다.
Q&A
Q. 이주비 대출이 정확히 뭔가요?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이 기존 집을 철거하기 전, 이사와 임시 거주 비용을 마련하도록 은행이 내주는 대출입니다. 관리처분이 끝난 뒤 실행되며, 최근에는 이 대출에도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LTV·DSR 규제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Q. 전세대출을 조이면 왜 서민이 더 힘들어지나요? 임대주택 재고율이 낮은 시장에서 전세대출은 사실상 유일한 서민 주거복지 수단입니다. 대출 한도가 줄면 부족한 보증금을 현금으로 채우거나 월세로 옮겨야 하는데, 비아파트 공급까지 줄어든 상태라 옮겨갈 곳 자체가 마땅치 않습니다.
Q. 23일 이후 실제로 뭐가 달라지나요? 이날 논의는 8월 초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다만 공급 로드맵이 정식 의제로 오르는지, 이주비·비아파트 같은 방청석 목소리가 본 무대까지 올라오는지가 이번 시리즈 전체의 성패를 가를 지점입니다.
숫자는 이미 나와 있습니다. 27,158호와 17,197호, 39곳과 3만 1,000가구, 4,858호. 23일 회의장에서 이 숫자들에 대한 답이 나오는지, 아니면 다시 수요 쪽 논의로 돌아가는지 — 그 결과에 따라 지금 이 시장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달라집니다. 관심 있는 지역의 정비사업 진행 상황이나 입주 시점이 궁금하시면 편하게 문의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