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4월 개정, '최소보장제'로 뭐가 달라졌나
얼마 전에 3억 보증금을 날린 전세사기 피해자 사연을 다루면서 마음이 꽤 무거웠다. 20년 동안 악착같이 모은 돈을 한순간에 잃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는 얘기, 쓰면서도 남 일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글을 쓰고 나서 찾아보니 지난 4월에 관련 법이 통째로 바뀌었더라. 정작 나도 이번에 제대로 들여다보기 전까진 뭐가 달라졌는지 몰랐다. 전세 계약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피해를 겪은 사람이라면 알아두는 게 나을 것 같아 정리해 본다.
4월에 통과된 전세사기특별법, 핵심은 '최소보장제'
지난 4월 23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가장 큰 변화는 최소보장제 도입이다.
경매나 공매가 끝난 뒤 피해자가 실제로 돌려받은 돈이 원래 보증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면, 그 차액을 국가가 재정으로 메워주는 방식이다. 그동안은 경공매가 끝나도 보증금 대부분을 날리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최소한의 회수선을 국가가 깔아주는 셈이다.
여기에 '선지급 후정산' 제도도 함께 도입됐다. 공동담보로 얽혀 다른 세대 경매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피해자들도, 이제 자기 집 매각이 끝나면 먼저 돈을 받고 나중에 정산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만 국토부가 1,409건을 심의해 548건을 추가로 피해자 인정했고, 누적으로는 3만 9,669건까지 쌓였다. 하루 평균 18건, 거의 매일 20가구가 보증금을 떼이고 있다는 뜻이다.
보증금 5억까지, 면적 제한도 사라졌다
지원 대상도 넓어졌다. 기존엔 전용면적 85㎡ 이하만 대상이었는데 이 제한이 아예 폐지됐다. 보증금 기준도 5억 원(요건 충족 시 최대 7억 원)까지 확대돼 중형 평수·고액 보증금 피해자도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 기한과 대상 시점은 정해져 있다. 2025년 5월 31일 이전 계약자만 해당되고, 신청은 2027년 5월 31일까지다.
| 구분 | 개정 전 | 개정 후 |
|---|---|---|
| 면적 제한 | 전용 85㎡ 이하 | 제한 없음 |
| 보증금 상한 | 3억~4.5억 원 | 5억 원(최대 7억 원) |
| 피해 회복 | 경공매 결과에 그대로 의존 | 최소보장제로 국가가 차액 보전 |
| 공동담보 피해 | 전체 경매 종료까지 대기 | 선지급 후정산 가능 |
지금 전세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법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미 벌어진 사기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계약 단계에서 막는 게 제일 속 편하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다. HUG 기준 수도권은 보증금 7억 원, 비수도권은 5억 원까지 가입할 수 있고 공시가격 126% 이내에서 보증 한도가 정해진다. 임대사업자 물건이면 보증료를 임대인이 75%, 임차인이 25% 부담하는 게 원칙이라 생각보다 부담이 크지 않다.
계약서 도장 찍기 전 등기부등본으로 권리관계 확인하고, 잔금 치르기 직전 한 번 더 떼어보는 습관만 들여도 사고 확률은 확 줄어든다.
Q. 이미 피해자로 인정받았어도 최소보장제 적용되나
인정 시점과 무관하게 경공매가 개정법 시행 이후 진행·종료된 건이면 대상이 될 수 있다. 사례별로 산정이 다르니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나 관할 지자체에 확인이 정확하다.
Q. 신청 기한은 언제까지인가
2027년 5월 31일까지다. 다만 2025년 5월 31일 이전 계약 요건을 먼저 충족해야 하니 해당된다면 서두르는 게 낫다.
법이 아무리 촘촘해져도 결국 계약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사람이 덜 다친다. 등기부등본 하나 더 떼어보는 습관, 반환보증 가입 여부 한 번 더 물어보는 습관이 결국 몇 천만 원을 지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