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신탁사업 시행되면 임대인 통장엔 전세금이 한 푼도 안 들어온다
지난주 목요일이었나. 원룸 세입자 한 분이 전화로 "사장님, 저 다음 달에 이사 가는데 보증금 언제 주세요"라고 물어보셨습니다. 늘 하던 대로 "만기 맞춰 드릴게요" 하고 끊었는데, 끊고 나서 좀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앞으로는 이 통화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합동 브리핑, 다들 헤드라인 숫자만 보셨을 텐데요. 그 안에 진짜 임대인들이 봐야 할 내용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안심신탁사업입니다. 50채 넘게 임대를 하는 입장에서, 이건 제도 하나가 아니라 제 통장 구조 자체가 바뀌는 이야기라 오늘은 이것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안심신탁사업, 결국 내 계좌에 돈이 안 들어온다는 뜻
지금까지 전세는 세입자가 저에게 직접 보증금을 주고, 제가 그 돈을 굴려서 수익을 내는 구조였습니다. 안심신탁사업이 시행되면 이 구조가 뒤집힙니다. 세입자 보증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산하 전월세안정화기구(가칭)**로 먼저 들어가고, 저 같은 임대인은 그 기구와 별도로 월세 계약을 맺어 매달 운용수익만 정산받는 방식이 됩니다.
처음엔 등록임대사업자만 대상이라고 했다가, 이번 하반기 전략에서 다주택자·비거주 1주택자까지 민간 임대인 전체로 확대됐습니다. 저처럼 오피스텔을 여러 채 굴리는 사람은 예외가 아니라 정확히 타깃이라는 뜻이죠.
전세대출도 같이 조입니다 — 갭투자는 사실상 신규 진입 종료
같은 브리핑에서 전세대출 규제도 같이 나왔습니다. 아래 표로 정리했습니다.
| 구분 | 기존 | 하반기 시행 |
|---|---|---|
| 전세대출 보증비율 (수도권·규제지역) | 90% | 80% |
| 소유권 이전조건부 전세대출 | 허용 | 금지 |
| DSR 적용 범위 | 이자 위주 | 다주택·비거주 1주택 원금 일부 포함 |
소유권 이전조건부 전세대출이 막히면 잔금을 세입자 전세금으로 치르는 구조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제가 오피스텔 투자할 때 매번 계산기 두드리던 그 방식이 이제 수도권·규제지역에서는 안 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월세는 절반을 넘었습니다
사실 이 정책이 아니어도 시장은 이미 월세 쪽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51.3%**로, 작년 같은 기간(44.0%)보다 7.3%p 늘었습니다. 연립·다세대는 더 심해서 2017년 37.3%였던 월세 비중이 지금은 61.3%까지 올라왔어요.
제가 5년 전 4050만 원 받던 원룸 오피스텔 월세가 지금은 7580만 원입니다. 안심신탁까지 시행되면 보증금을 임대인이 굴릴 수 없게 되니, 수익률 낮은 전세를 굳이 유지할 이유가 더 없어지겠죠. 결과는 뻔합니다. 전세는 더 줄고 월세는 더 오릅니다.
50채 임대인이 지금 점검해야 할 것
이 표를 보면서 본인 물건이 어느 쪽에 걸리는지부터 먼저 체크하셔야 합니다. 등록임대사업자인지, 종부세 합산 대상인지, 만기가 하반기 시행 시점과 겹치는지 이 세 가지만 먼저 확인해도 대응 방향이 갈립니다. 저도 이번 달 위택스 재산세 조회하면서 세목별로 다시 정리하고 있는데, 세목이 건축물분인지 주택분인지에 따라 종부세 합산 여부가 갈리는 건 여전히 유효하니 안심신탁과 별개로 챙기셔야 합니다.
Q&A
Q1. 안심신탁사업은 기존 전세 계약에도 소급 적용되나요?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은 신규·갱신 계약부터 적용하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기존 계약은 만기 시점에 전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2. 등록임대사업자가 아니면 안심신탁 대상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이번 하반기 전략부터 다주택자·비거주 1주택자 등 민간 임대인 전체로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Q3. 전세대출 보증비율 80% 축소는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수도권·규제지역부터 순차 시행 예정이며, 구체적 시행일은 금융위원회 세부 방안 발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정책은 아직 가칭 단계지만, 방향은 명확합니다. 전세금은 이제 임대인 손이 아니라 공적기구를 거쳐 갑니다. 본인 물건이 몇 채든, 만기가 언제든 지금 미리 구조를 짜두는 쪽이 나중에 덜 급해집니다. 물건별로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궁금하신 분은 편하게 상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