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 전 3종 세트: 미납국세 열람부터 HUG 반환보증 126% 룰까지, 등기부등본만 믿으면 안 되는 이유
"등기부등본 뗐고, 근저당도 없던데 그럼 안전한 거 아닌가요?"
며칠 전 재계약을 앞둔 지인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등기부등본만 깨끗하면 안심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등기부등본에는 절대 안 나오는 정보가 있습니다. 바로 집주인의 세금 체납 이력입니다. 국세·지방세는 압류가 걸리기 전까지는 등기부에 흔적이 남지 않고, 경매로 넘어가면 세금이 보증금보다 먼저 변제되기 때문에 세입자 보증금이 순식간에 날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집주인신용보고서(나이스지키미)**로 신용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을 다뤄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오늘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계약 전·계약 당일·잔금일까지 순서대로 확인해야 할 3종 세트를 실제 제도와 수치로 정리해봤습니다.
미납국세 열람, 이제는 집주인 동의 없이도 됩니다
2023년 4월 3일 이후로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계약 전에는 집주인 동의가 있어야 열람할 수 있지만, 계약 후에는 보증금이 1,000만 원을 초과하는 임대차 계약을 맺은 예비 임차인이라면 동의 없이도 관할 세무서에서 미납국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와 신분증만 있으면 되고, 확인 항목은 납부 기한이 지난 국세뿐 아니라 신고만 하고 아직 납부하지 않은 세금까지 포함됩니다. 계약서에 특약으로 "미납국세 열람에 동의한다"는 문구를 넣어두면 계약 당일 바로 확인이 가능해서 훨씬 안전합니다.
집주인신용보고서로 보는 '숫자 밖의 위험'
미납국세가 없어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이 반복되거나 최근 연체 이력이 잦은 집주인이라면, 세금 체납으로 이어지기 직전 단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이스지키미의 집주인신용보고서는 집주인 동의를 받아 이런 신용 흐름을 객관적 데이터로 보여줍니다. 등기부등본이 '현재 시점의 스냅샷'이라면, 신용보고서는 '앞으로의 위험 신호'를 미리 보여주는 셈입니다.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126% 룰부터 확인하세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는 결국 보증보험입니다. 2026년 기준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보증금과 선순위 채권을 합한 금액이 공시가격의 126% 이내여야 가입할 수 있습니다(공시가격×140%×담보인정비율 90%로 산출). 보증 한도는 수도권 7억 원, 그 외 지역 5억 원 이하이고, 보증료율은 보유 기간과 주택 유형에 따라 연 0.097~0.211% 수준입니다. 청년·신혼부부는 보증료를 전액, 그 외는 최대 90%(최대 40만 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으니 가입 전 지원 대상인지부터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2026년 5월에는 전세사기 특별법도 개정되어, 경매 후 회수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치면 국가가 그 부족분을 보전해주는 최소보장제와 선지급 제도가 새로 도입되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누적 전세사기 피해자는 약 3만 8천 명에 달합니다. 제도가 촘촘해지고 있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종 세트, 한눈에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확인 시점 | 알 수 있는 것 | 동의 필요 여부 |
|---|---|---|---|
| 등기부등본 | 계약 전 | 근저당·압류 등 등기된 권리관계 | 불필요 |
| 미납국세 열람 | 계약 후(보증금 1천만 원 초과) | 세금 체납·미납 신고 내역 | 계약 전엔 필요, 계약 후엔 불필요 |
| 집주인신용보고서 | 계약 전 | 연체 이력·단기카드대출 등 신용 흐름 | 집주인 동의 필요 |
| HUG 반환보증 | 계약~입주 초기 | 보증금 미반환 시 대위변제 | 집주인 동의 불필요(가입 요건 충족 시) |
Q&A
Q. 미납국세 열람, 집주인이 거부하면 계약 자체가 불안한 건가요? A. 계약 전 열람은 집주인 동의가 필요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계속 거부한다면 그 자체가 위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특약에 "잔금 전 열람에 협조한다"는 조항을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Q. 신축 빌라나 오피스텔도 HUG 반환보증 가입이 되나요? A. 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주거용 오피스텔은 가입 대상이지만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된 상가주택은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계약 전 건축물대장을 함께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Q. 이미 계약한 상태인데 지금이라도 확인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미납국세 열람은 계약 후에도 신청할 수 있고, HUG 반환보증도 전세 계약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이라면 가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니 늦었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등기부등본 하나만 믿고 계약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미납국세 열람, 집주인신용보고서, HUG 반환보증까지 3중으로 확인하면 웬만한 위험은 계약 전에 걸러집니다. 본인 상황에 어떤 절차부터 시작해야 할지 헷갈리신다면, 편하게 댓글로 물어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