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용산·성동 전세 갱신 4년 차, 5% 상한 끝나면 벌어지는 일
며칠 전 재계약 안내 문자를 받았다. "임대인 요청으로 갱신 조건 협의 필요"라고. 2022년 여름,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5% 인상으로 버텼던 그 집이다. 그러고 보니 딱 4년째다. 얼마 전 「이번 생에 영끌은 무섭고 전세금 올려주긴 지쳐서, 실거주 한 채 샀습니다만」을 읽고 서평을 남기면서도 남 얘기 같지 않았는데, 이번엔 진짜 내 앞에 닥친 문제가 됐다. 마포에서 갈아타기를 준비 중인 세입자 입장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한번 정리해봤다.
왜 하필 지금, 전세가 심상치 않은가
결론부터 말하면 매물이 없다.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25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마포·용산·성동 등 한강벨트 선호 단지는 전셋값이 15억원 안팎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로 갭투자는 사실상 막혔는데, 정작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 문턱까지 함께 높아지면서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밀려들어왔다. 매수를 막았더니 전세가 터진, 이른바 '대출 규제의 역설'이다.
계약갱신청구권 4년, 이렇게 끝난다
2020년 7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갱신청구권을 쓴 세입자들이 올해부터 줄줄이 4년 만기를 맞고 있다. 나처럼 2022년에 갱신권을 행사했다면 딱 지금이 그 시점이다. 문제는 이 4년이 지나면 5% 인상 상한이 더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집주인이 시세대로 올리거나 계약을 종료해도 세입자는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 구분 | 갱신청구권 사용 (~4년 이내) | 4년 만기 이후 재계약 |
|---|---|---|
| 인상 상한 | 직전 계약의 5% 이내 | 상한 없음, 시세 반영 |
| 협상력 | 세입자 우위 (법적 권리) | 집주인 우위 |
| 계약 종료 | 임대인이 임의로 못 함 | 임대인이 갱신 거절 가능 |
실제로 4월 서울에서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계약은 3157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000건 넘게 줄었다. 이걸 두고 "권리를 덜 쓴다"고 해석하기보다는, 4년 차 세입자들이 시세 상승을 예상하고 청구권 카드를 아끼거나, 아예 이사·매수로 방향을 트는 경우가 늘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전세보증보험 기준도 같이 깐깐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부터 전세보증보험 기준까지 강화됐다. HUG는 이미 지난해 9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보증비율을 70%에서 60%로 낮췄고, 보증금 1억원 기준 최대 보장금액도 7천만원에서 6천만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금융위는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80%에서 70%대로 추가 인하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소위 '전세의 월세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지금,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이런 국면에서 세입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셋 중 하나다. 만기 시점에 시세대로 재계약하거나, 다른 전세로 이사하거나, 아예 매수로 갈아타거나. 지금 시장에서는 사실 세 번째 선택지의 무게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전세금을 시세대로 올려주고도 다음 계약을 장담 못 하는 구조라면, 그 돈을 대출 원리금으로 돌리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거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책의 저자도 딱 이 지점에서 실거주 매수를 결심했다.
물론 매수도 쉽지 않다. 국민은행이 이달 초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였고, 신한·하나·농협 등도 MCI·MCG 신규 접수를 잇달아 중단했다. 결국 지금은 '버틸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와 '만기까지 남은 시간'을 같이 계산해야 하는 시기다.
Q&A
Q. 갱신청구권을 4년 안에 두 번 쓸 수 있나요? 아니다. 갱신청구권은 최초 계약 후 1회만 행사 가능하며, 2년이 추가돼 최대 4년까지 보장된다. 그 이후는 새 계약으로 취급된다.
Q. 4년 만기가 다가오는데 집주인과 협의가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법적으로 인상 상한이 없어졌기 때문에 협의가 최우선이다. 주변 시세를 미리 파악해 근거 자료를 준비하고, 그래도 조율이 안 되면 이사나 매수 등 다른 선택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Q. 마포·용산·성동 전세가 유독 많이 오르는 이유는요? 한강변 접근성과 정주 여건이 좋아 실거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매물 자체가 원래 적은데 최근 매수 수요까지 전세로 넘어오면서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정리하면, 지금은 갱신청구권 만기와 전세보증 기준 강화가 겹치면서 세입자 협상력이 유례없이 낮아진 시점이다. 본인 계약이 몇 년 차인지부터 먼저 확인하고, 갈아타기까지 염두에 둔다면 지금 바로 자금 계획과 지역별 시세를 함께 짚어보는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