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223억 매각 확정, 동성로 옛 본점 부지는 신청사 될까 재건축 될까
"어? 대백 진짜 팔렸어?" 어제 동성로 국채보상로를 지나던 중 오랜만에 만난 대구 토박이 친구가 던진 첫마디였습니다. 2021년 7월 문을 닫은 뒤로 5년 가까이 셔터가 내려가 있던 그 건물, 학창 시절 약속 장소이자 데이트 코스였던 대구백화점 본점이 드디어 새 주인을 찾았다는 소식 때문이었는데요. 단순한 향토기업의 경영권 매각 뉴스로 넘기기엔, 동성로 부동산 지형 전체를 흔들 변수가 숨어 있습니다.
223억 원, 5년 표류 끝에 나온 첫 실질적 계약
대구백화점 구정모 회장 외 특별관계인 6인은 세경인베스트·아람코리아를 상대로 보유 지분 25.82%(279만 5,743주)를 주당 8,000원, 총 223억 6,594만 원에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금 10억 원은 이미 7월 15일 지급됐고, 1차 중도금 14억 원은 7월 24일, 2차 중도금 80억 원은 8월 14일, 잔금 119억 6,594만 원은 임시주주총회 개최 하루 전까지 순차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번이 처음으로 실질 대금이 오간 매각이라는 사실입니다. 2022년 1월에는 본점 부동산을 2,125억 원에 JHB홀딩스에 넘기는 계약이 대금 미납으로 해지됐고, 2023년에는 차바이오그룹이 복합의료센터 '차움' 설립을 염두에 두고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매각가 협상에서 발을 뺐습니다. 두 번의 무산 끝에 나온 세 번째 시도라는 점에서 시장의 무게감이 다릅니다.
유통은 온라인 전환, 진짜 승부는 '부동산 분리매각'
이번 계약의 핵심은 백화점 유통업을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하고, 알짜 부동산 자산은 분리매각을 검토한다는 대목입니다. 대구백화점이 보유한 부동산은 아래 네 곳입니다.
| 자산명 | 위치 | 비고 |
|---|---|---|
| 옛 본점 | 중구 동성로 | 2021년 7월 휴업, 5년째 공실 |
| 대백프라자 | 중구 대봉동 | 별도 매각 검토 대상 |
| 대백아울렛 | 동구 신천동 | 별도 매각 검토 대상 |
| 물류센터 | 동구 신서동 | 별도 매각 검토 대상 |
여기에 최근 대환한 891억 원 규모 단기차입금과 부동산 처분 부담은 이번 구주 거래와 무관하게 회사에 그대로 남습니다. 즉 경영권은 넘어갔지만, 동성로 본점 건물이 실제로 언제 어떤 형태로 정리될지는 아직 다음 라운드의 과제라는 뜻입니다.
동성로 상권, 공실률 23.3%가 말해주는 위기감
본점이 멈춰 선 5년 사이 동성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4년 3분기 **19.8%**에서 2025년 3분기 **23.3%**까지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대구 전체 평균(17.4%)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입니다. 대구백화점 매출도 최근 몇 해 사이 해마다 70억 원씩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역 상인들이 이번 매각 소식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랜드마크 건물 하나의 공실이 골목 전체의 활력을 끌어내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신청사냐 복합개발이냐, 본점 부지의 세 갈래 길
대구 중구청은 노후 청사 이전을 추진하며 대구백화점 본점을 후보지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단순 행정청사가 아니라 문화·상업 기능을 얹은 복합청사 구상이 거론되는데요. 여기에 민간 시행사의 주상복합 재건축, 새 대주주 측의 자체 리뉴얼 운영까지 더해 현재로선 세 갈래 시나리오가 동시에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동성로 한복판 알짜 부지의 용도 변화는 인근 상가·오피스텔 시세와 임대 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줄 사안입니다. 신청사로 결정되면 유동인구 기반의 안정적 상권 회복이, 민간 개발로 가면 고밀 복합시설에 따른 시세 재평가가 예상되는 만큼 결이 다른 투자 판단이 필요합니다.
Q&A
Q1. 대구백화점 본점 건물은 이번 계약으로 바로 매각되나요? 아닙니다. 이번 계약은 회사 경영권(지분 25.82%) 매각이며, 동성로 본점 건물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은 별도 분리매각이 검토 단계입니다.
Q2. 동성로 상권에 투자하기엔 아직 이른가요? 공실률이 대구 평균을 웃도는 상황이라 단기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본점 부지 활용 방향이 구체화되는 시점부터는 선점 수요가 붙을 수 있어 타이밍을 좁혀 볼 필요가 있습니다.
Q3. 대구 중구청 신청사가 실제로 대구백화점 자리에 들어설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아직 여러 후보지 중 하나를 검토하는 단계로 확정된 바 없습니다. 다만 문화·상업 기능을 결합한 복합청사 구상이 나온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두 번의 무산 끝에 나온 이번 계약이 5년 표류를 끝낼 신호탄이 될지, 세 번째 좌초가 될지는 부동산 분리매각과 부지 활용안이 구체화되는 다음 몇 달에 달려 있습니다. 동성로 인근 상가·주택 매입이나 임대 타이밍을 고민 중이시라면, 지금 시점의 시세와 리스크를 함께 짚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