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80% 인상설, 세법개정안 앞두고 미리 계산해봤다
지난번 세제 토론회 후기를 쓰면서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적었는데, 그 혹시나가 이렇게 빨리 숫자로 나올 줄은 몰랐다.
토론회에서 나왔던 카드 중 하나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었는데, 최근 이 비율을 60%에서 80~100%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이 7월 세법 개정안에 담길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세율을 직접 올리는 것보다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세 부담을 키우는 카드다.
1.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뭐길래
종부세와 재산세는 공시가격에 그대로 매기지 않는다.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이 과세표준이 되고, 여기에 세율을 적용한다.
지금은 이 비율이 60%다. 같은 공시가격이라도 비율이 80%, 95%로 오르면 과세표준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세율 인상 없이도 세금이 뛴다. 법 개정 없이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 것도 정부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카드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공시가격 10억 원짜리 주택은 비율이 60%면 과세표준이 6억 원이지만, 80%가 되면 8억 원으로 늘어난다. 집값은 그대로인데 세금을 매기는 기준선만 슬쩍 올라가는 셈이다. 그래서 "세율은 안 올렸다"는 말과 "세금은 안 올랐다"는 말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2. 80%로 오르면 진짜 얼마나 더 내나
말로만 들으면 감이 안 오니 실제 추산치를 가져와봤다. 2026년 기준 전국 주택분 보유세 추산치는 다음과 같다.
| 구분 | 60%(현행) | 80% | 95% |
|---|---|---|---|
| 전국 주택분 보유세 | 8.7조 원 | 10.1조 원 | - |
| 전국 종부세 | 1.5조 원 | 2.8조 원 | 3.5조 원 |
| 1인당 평균 종부세 | 324만 원 | 624만 원 | 780만 원 |
| 서울 주택분 보유세 | 4.5조 원 | 5.5조 원 | 6.0조 원 |
80%만 돼도 종부세 과세인원 1인당 평균 부담이 거의 두 배로 뛰고, 서울 전체 보유세는 21% 넘게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95%까지 가면 전국 종부세 총액이 지금의 2.4배가 된다.
3. 우리 동네는 이미 시작됐다
이건 예고편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서울시가 이달 발송한 7월분 재산세만 2조 6,387억 원, 지난해보다 11.7% 늘었다. 주택분만 떼어보면 15.0% 증가다.
올해 서울 공시가격이 18.6% 오르며 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여파가 그대로 고지서에 찍혀 나온 것이다. 송파구는 재산세가 전년 대비 20.3% 올랐고, 자치구 중에서는 강남구가 4,654억 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세를 냈다.
즉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아직 확정 전이지만, 공시가격 상승만으로도 이미 체감 세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비율까지 오르면 두 상승 요인이 겹친다.
4. 그래도 팔지 않는 이유
그런데도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7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30% 올랐고, 6월 한 달로 보면 1.03% 상승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 부담이 늘어도 팔면 그 돈으로 갈아탈 곳이 마땅치 않고, 서울은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정부도 실거주 1주택자는 상대적으로 보호하고 다주택·비거주·초고가 주택 위주로 부담을 늘리는 차등 과세 방향을 검토 중이다.
다만 어디까지가 "보호 대상"인지는 아직 시행령이 나와봐야 안다. 지금 서울 웬만한 아파트 한 채도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결코 낮은 구간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결국 이번 개편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세율표가 아니라 시행령에 들어갈 "차등"의 디테일이다. 실거주 기간, 보유 기간, 주택 수, 공시가격 구간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같은 1주택자라도 체감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Q&A
Q.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면 재산세도 같이 오르나요? 재산세는 이미 별도 비율(주택 60%, 1세대 1주택 43~45%)이 적용되고 있어 이번 논의의 핵심은 종부세 쪽이다. 다만 올해처럼 공시가격 자체가 오르면 재산세도 함께 오른다.
Q. 1주택 실거주자는 이번 개편에서 안전한가요? 장기보유·고령자 공제가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다주택·비거주자보다는 부담이 작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고가 1주택은 비율 인상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세율은 그대로인데 과세표준만 키우는 방식이라 체감은 늦게, 하지만 확실하게 온다. 내 공시가격과 보유 형태에 따라 시나리오별 세액이 다르게 나오니, 7월 세법 개정안 발표 시점에 맞춰 미리 확인해두는 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