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갱신 보증금 5천만 원 올려달란다는데, 전세보증금담보대출로 메워도 될까
"보증금 5천만 원만 더 올려주시면 그대로 사는 걸로 하시죠."
2년 전 계약할 때만 해도 이런 말을 다시 듣게 될 줄은 몰랐다는 세입자들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 이사 갈 집도 마땅치 않고, 이사 비용에 복비까지 생각하면 그냥 눌러앉는 게 낫겠다 싶은데 문제는 그 인상분이다. 통장에 여윳돈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보증금은 올려야겠는데 목돈이 없다"는 상황에서 실제로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그리고 그중 하나로 자주 언급되는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 상품인지를 순서대로 짚어보겠다.
갱신계약의 88.9%가 보증금을 올렸다, 왜 하필 지금인가
6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로, 2021년 2월 이후 약 5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매물이 씨가 마르니 이사 대신 눌러앉는 갱신계약 비중이 **49.0%**까지 치솟았고,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36%에서 올해 **44.4%**로 뛰었다.
문제는 그 갱신계약의 내용이다. 최근 한 달간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2,555건 가운데 종전보다 보증금이 오른 계약은 2,271건, 비율로는 **88.9%**에 달했다. 즉 지금 재계약을 앞둔 열 집 중 아홉 집은 인상분을 어떻게든 마련해야 하는 처지라는 뜻이다.
인상분, 먼저 확인해야 할 건 정책 전세자금대출
가장 먼저 알아봐야 할 건 버팀목·디딤돌 같은 정책 전세자금대출의 증액 가능 여부다. 2026년 청년 버팀목 대출은 보증금의 80% 이내,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 가능하고 금리는 소득 구간에 따라 연 2.0~3.1% 수준이다. 다만 2026년 하반기부터 디딤돌대출 한도가 2억 5천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줄어든 만큼, 이미 한도를 다 채워 쓴 상태라면 증액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미리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을 검색하는 사람이 늘었다
정책자금 한도가 막히거나 심사가 까다로운 경우,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보증금 반환 청구권 자체를 담보로 잡는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 상품에서 담보가 되는 건 임대인 계좌의 현금이 아니라 계약 종료 시 그 돈을 돌려받을 권리다. 그래서 심사도 임차인의 자산이 아니라 계약이 얼마나 확실한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게 잔여 계약기간이다.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정리하는 구조이다 보니, 남은 기간이 6개월 미만이면 금융사 입장에서 담보 가치가 크게 떨어져 취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갱신 직후가 유리하고 만료 직전이 불리한 이유가 여기 있다.
계약서에서 이 다섯 가지부터 확인하자
| 확인 항목 | 왜 중요한가 |
|---|---|
| 중개사 날인 | 직거래는 계약 실재 여부부터 다시 가려내야 한다 |
| 임대인 인적사항 | 만기에 돈을 돌려줄 상대가 특정되어야 한다 |
| 목적물 용도 | 근린생활시설 등기 오피스텔은 반려되는 경우가 있다 |
| 송금 내역 | 계약서 금액과 실제 이체 기록이 일치해야 한다 |
| 전입신고·확정일자 | 대항력이 약하면 담보 가치도 함께 흔들린다 |
잊기 쉬운 안전장치, 반환보증 가입 여부
다행히 최근 흐름은 나쁘지 않다. HUG의 2026년 1~4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규모는 2,69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5,743억 원)보다 53.1% 줄었고, 채권 회수율은 156%까지 올라 회수 금액이 대위변제액을 넘어서는 골든크로스가 2015년 이후 처음 나타났다. 다만 이건 평균치일 뿐, 내 계약이 안전한지는 반환보증 가입 여부와 계약서 상태를 직접 확인해야만 알 수 있다.
Q&A
Q. 보증금 인상분을 꼭 대출로만 해결해야 하나? 아니다. 갱신청구권을 쓰면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대출을 알아보기 전에 갱신청구권 행사 가능 여부부터 따져보는 게 순서다.
Q.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은 신용점수가 낮아도 가능한가? 상환 재원이 임차인의 소득이 아니라 만기 반환금이라 신용점수 자체의 비중은 낮은 편이지만, 현재 연체가 있으면 청구권에 압류가 걸릴 위험이 있어 별개로 확인이 필요하다.
Q. 무직자나 소득 증빙이 어려운 경우는? 소득 자료가 없으면 한도가 1,200만 원 이내로, 30세 이하 무소득자는 200만 원 이내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담보가 커도 이 상한을 넘길 수 없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보증금 인상은 이제 예외가 아니라 열 집 중 아홉 집이 겪는 일이 됐다. 정책자금 한도부터 확인하고, 그래도 부족할 때 계약서와 잔여기간을 점검한 뒤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을 저울질해도 늦지 않다. 본인 계약서로 실제 한도가 얼마나 나오는지 궁금하다면, 아래로 편하게 문의를 남겨주시면 하나씩 짚어드리겠다.